안데스 소금 호수
어제 팜파스에서 올라왔습니다.
그곳에 있는 소금 호수와 소금 공장에 다녀왔습니다.
사진 몇장 첨부합니다.
부에노스시는 팜파스 평원 중부 지역의 동쪽 끝이다.
부에노스 시에서 출발하여 얕으막한 산하나 보지 못하고
지루하게 펼쳐진 평원을 가로질러
서쪽으로 600킬로에서 1000킬로정도 달려가면
안데스 산맥의 끝자락을 만날 수 있다.
아르헨티나의 팜파스 평원에는 밀과 콩, 그리고 해바라기 밭들이 이어지지만 아직 초봄이고
차창 넘어로 보이는 초록의 낮은 줄기만으로는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
아르헨티나의 자존심 소고기...
하늘이 팜파스에 펼쳐놓은 선물인 소는
7000만두 이상이 이 평원에서 방목되고 있다.
지루하기만 하던 평원의 끝에서 멀리 안데스 산맥이 보일때쯤
달려온 길을 뒤 돌아보니 내차는 어느새 해수면 보다 낮은 저지대를 달려가고 있었다.
해발 마이너스 50m 지역...
바다에서 직선거리로 500킬로 이상 내륙에
해수면 보다 낮은 지역이 군데 군데 넓게 펼쳐져 있다.
여기가 소금호수다. 아르헨티나에는 이런곳이 수십군대가 넘는데
큰 가공과정 거치지 않아도 사람들이 먹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호수에 도착했다.
호수 주변에는 모래대신 하얀색 소금이 펼쳐져 있고
가운데로 갈수록 겨우내 내린 빗물로 인한 습도가 증발되면서
연한 분홍빛 소금 꽃을 피우고 있다.
이곳은 관광객들이나 일반인들은 출입금지다.
연구소 직원과 함께 허가를 받고 동행한후
4륜 구동 자동차로 호수지역을 30분을 더 달려야 호수가를 거닐 수 있다.
소금 빛이 하얗게 된 지역을 밟으면 눈을 밟듯이 푸석하고 2cm 정도 꺼진다.
소금 꽃이란 이미 수만년전에 형성된 바짝 마른 소금호수 표면에
우기가 거치고 습기를 방출할때 새롭게 지표면에 돋아나는 소금을 말한다.
한국에서 겨울이 지나고 이른 봄에 지표면이 들 떠 있던 보리밭을 발로 밟아 주던 기억이 있으신분들은
연결해서 생각하시면 소금 생성 과정이 이해가 되실 것이다.
소금을 한 움큼 손으로 쥐어보니 아직 수분을 머금고 있다.
소금을 떠낸 자리는 분홍빛이고 새로 생성되어서 겉으로 올라왔던 2센티정도는 흰색이다.
소금을 퍼서 25톤급 트럭에 싣는 장치들이다.
아직 호수의 소금이 덜 말랐지만
이렇게 호수가에는 미리 긁어 놓은 소금이 산처럼 싸여져 있어서 언제든지 필요할때 퍼갈 수 있다.
이렇게 퍼올린 소금은 호수에서 가까운 지역에 있는 소금 공장으로 옮겨져
여러 유형의 불순물을 소금으로 부터 분리하기 위한 작업을 거친다.
간단한 흙먼지를 제거하는 공정과 철등 금속 성분을 제거하는 공정,
그리고 물로 세척하는 공정등등 모두 6단계를 통과한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공개되지 않은 공정을 다시 한번 거쳐고
시험실에서 샘플 테스트를 거친후 용기에 담아진다.
하루 생산량 350톤 규모..
아르헨티나에서 생산 판매되는 식용 소금에는 요오드 성분이 포함되도록 법령으로 정해져 있다.
요오드는 해조류나 일부 해산물 등과 부드러운 흙에서 자라는 야채등에 포함된 무기질로
인체의 갑상선 홀몬의 원류가 되며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항암효과가 크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국민들이 주로 섭취하는 음식중에 요오드 성분이 부족한 것을 파악하고
소금에 요오드 성분을 첨가 하기로 오래전에 법령으로 제정하였다.
일본 방사능 사고 후유증으로로 태평양에서 잡히는 해산물까지도 위험하고
최근 방사능 오염 수치가 더 넓게 퍼지고 있다는 보도를 며칠전에 보았다.
한국 연안에서 채취되고 있는 각종 해산물(김 미역등 해조류..)들과 염전이 걱정되고 있는 시점에
어찌보면 안데스 호수 소금은 먹거리의 방사능 오염의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일본도 한국 소금을 가져가기를 오래전에 멈추고
이미 안데스 호수 소금으로 눈길을 돌렸다.
위 사진은 아르헨티나 소금 공장에서 OEM 생산되는 일본으로 가는 소금 포장이다.
소금 공장에서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일일이 허락 받고 사진 촬영을 했는데 위 사진은 허락 받지 않고 슬쩍 찍었으니
언젠가 사진을 내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일본은 일찍부터 한국식 천일염 소금은 먹지 않은지 오래다.
일본은 방사능 유출사고 이전에도 심층해수로만 소금을 만든다.
아르헨티나 호수 소금은 수만년전에 생성된 소금으로 간수는 0 퍼센트이며
한국이 3년 간수 뺀 소금을 고급 천일염이라 유통하고 있으니
수만년 동안 간수가 빠진 아르헨티나 소금은
최상급중 최상급으로 아마도 현존하는 한국어 단어로는
그 등급을 표현할 방법이 없으리라.
개발 도상국의 연안은 국가의 성장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각종 중금속으로 오염되어 지고 있어
오랜세월 고수해 온 염전식 소금 채취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한국산 천일염은 생성 기간이 짧고 간수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세계 각국의 소금중 인체에 가장 해로운 소금중의 하나이다.
애초에 식용이 아닌 공업용으로 만들어진 중국산 소금과 비교해서
좋을 지는 몰라도 외국 소금과는 질에서 많이 떨어진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국산 천일염에 대한 지나친 과잉 신뢰를 깨뜨려야 할 순간이 지난 것 같은데
농어민 보호라는 명제앞에서 여러 사람이 가슴만 답답해 하고 있다.
국민들 평균 수명이 지난 50년새 20년 가까이 늘어나고 있음은
의학의 발달로만 이루어 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국민들의 보건에 대한 의식수준 향상과
정부 기관의 중장기적 안목의 홍보와 대책 수립,
그리고 먹거리의 개선등 여러 요인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시커먼 왕소금을 식용으로 사용하던 지난 70년대를 기억한다면
이제 다시 누군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얼마전 부인으로 부터 이혼당한 일본의 오자와 전 총리가 떠오른다.
최고급 정보를 누구보다 먼저 입수할 수 있는 위치의 사회지도층 인사가
겉으로는 방사능 오염에 대해 국민들을 안심시키면서
자신은 생수로 속옷을 빨아 입었다고 하는 부인의 폭로가 충격적이다.
그 사실로 대다수 일본 국민들도 인지하지 않는
방사능 오염의 심각성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국산 천일염에 대한 냉정한 평가에 대하여
우리나라 사람 상당수가 외면하고 있다.
어떤 계층의 사람들인지는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국내산 소금이 불안해서
외국산 수입소금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대개의 사람들은 값싼 국내산 소금을 사용함에
이웃들과 서로 같은 입장이므로
구지 알고 싶어하지도 않은채 관심 없는 척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오염 상태가 너무 심각한 부분 같아서
아침부터 사진 몇장 올리면서 장문을 첨언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