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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꼴로라도 강의 어느 겨울날 오후

bernabe 2006. 6. 7. 21:30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에서 3번 국도로 약 900km 조금 못가면

리오 네그로 주의 관문인 꼴로라도 강의 다리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기전은 라 빰빠주고 다리를 건너면 리오네그로주다.

 

다리를 양쪽으로 하고 조그마한 도시가 있다.

그다지 크지 않은 도시 이름도 강의 이름을 따서 리오 꼴로라도이다.

 

그곳의 사람들은 대개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마을 사람들을 위한 상점이나 기타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있다.

 

얼마전 여행중에 그들의 평화로운 삶을 잠깐 엿 볼 기회가 있었다.

 

한겨울에도 영하의 날씨를 보이는 경우가 거의 없는 지역이지만

제법 겨울의 바람은 매섭다.

하지만 그들은 북유럽 사람들 처럼 해만 나면 계절 가리지 않고

일광욕을 즐긴다.

 

그들은 가을과 겨울의 맑은날 오후는 햇빛을 쪼이기 위해

강언덕의 넓은 잔디밭으로 모인다.

 

아이들이 학교 다녀온 오후 시간에

아이들과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야외용 안락의자를 가지고 강변에서 일광욕과 독서를 즐긴다.

 

몇몇 사람들은 물살이 빠른 꼴로라도 강에 들어가 카누를 즐기기도 한다.

 

 

 

주말이면 많은 카누들이 떠 있다는 데

내가 그곳을 지나던 날은 목요일 오후였기에

10척 미만의 카누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들의 카누타기는 이렇다.

 

강의 가운데는 물살이 빨라서

상류에서 내려 올때는 강의 가운데로 내려온다.

정말 살같이 빠르다는 표현이 실감날 정도로  빨리 내려온다.

빠르게 물살을 가르던 카누들은 다리의 교각 몇 미터 전에서

물살이 비교적 완만한 가장자리로 방향을 바꾼다.

그리고 다시 상류까지 가장자리로 노를 저어 오르고

적당히 올라간후에는 다시 강 한가운데의 급류를 즐기는 것이다.

 

 

그중 아주 어린 친구들이 추위도 모른채 용감히 노는 모습을 보며

또 강변에서 강아지와 함께 카누를 타는 자녀를 지켜 보는 그들의 부모들의 모습에서

무한한 평화로움이 느껴져 잠깐 차를 세우고 같이 여유로움에 끼어 보았다.

그들은 아마도 자녀가 학교에 다녀온후

상점문을 닫는 시간에 잠깐 나온 모양이었다.

(아르헨티나는 보통 오후 2시 부터 5시 정도까지 상점의 문을 닫고 쉰다.)

그들의 승용차를 봐서는 결코 부유층이 아니었음을 강조한다.

시골의 보통 중산층이었으리라...

 

웰빙...

아르헨티나는 그냥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이 웰빙이다.

특별한 어떤 비용을 들이는 것이 아니고...

 

어느 초겨울 ...

지방의 조그만 마을의 평일 오후...

도시 한가운데를 흐르는 강변에서

독서와 일광욕과 카누를 하러 모인 사람들...

 

잘 상상이 가지 않던 평화롭고 여유로운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