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 */시인의 마을

부에노스의 겨울

bernabe 2005. 8. 12. 20:04
    아열대의 공원은 겨울도 푸르다. 잔디위에 앉은뱅이 나무는 원래가 푸르렀고 야자나무 푸르름에 부에노스를 느끼지...
        부에노스의 하늘은 천정이 낮다.
        그래서 도배지의 빛 바랜 흔적처럼 잡힐듯 낮게 떠도는 구름에 넋을 놓기 쉽상이지...
        어디로 가는지 쏜살같은 저 구름은 무척이나 바쁜 모양이다. 몰래몰래 바람피고
        스리슬적 귀가하는 내님의 뒷 모습 같기도 하지...
          서두르면 감춰질까,
          미안하지는 않을까.
          하늘이 내려 보면 숨지도 못하면서...
            그 작은 손바닥으로는 얼굴도 못감추면서... 그냥 그대로 무심하면 나무잎에 청벌레 붙은 것처럼 얼핏 눈에 띄지도 않을 것을... 튀지 않고 천천히 가고픈길 떠나면 그 누구도 떠나는 걸
            느끼지도 못할 것을...
            오월 광장 야자 나무는
            어느새 부에노스의 겨울을 배웅한다.
              공원 벤취에 홀로 앉으면 옆자리에 앉아 주던 친구가 그리워지지. 안보이려 숨었지만 꼼지락 거릴수록 더 잘 보일텐데...
              오랜만에 갠 하늘에 구름 물감 부어놓고 파란 바탕 하양으로 한폭 그림 그리지만 채우지 못한 허전함은 그려질리 만무하지. 원래가 파란하늘... 공연히 흰색으로 덧칠만 하였구나. 침발라 지우면 지워지기나 하려나...?
              2005년 8월 歸浦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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