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 */나의 이야기

내가 선택한 길...

bernabe 2008. 5. 21. 19:19
 
 내가 선택한 길 
며칠전...
송파구의 어느 아파트를 방문할 일이 있었다.
동호수만 가지고 찾아가는 초행길이라 
높이 걸린 아파트의 동수를 확인하며
하늘만 쳐다 보고 헤맬때 이야기..
한낮인데도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이
꽤나 한적한 아파트의 인도는 
폭이 1.5미터에서 2미터나 되는 
제법 넓은 길이었다.
내가 찾는 동이 건너편임을 확인하고
모퉁이를 돌아 약간 그늘진 곳을 걸을 때 
맞은 편에서 어린아이가 한명 걸어오고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이나 6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주 예쁘게 생긴 여자아이였다.
근처 상가에 학원 간판을 봤던 것 같았는데
아마 학원가는 학생인 모양이다.
잰 걸음으로 걸어 오고 있던 어린이가 
나를 발견하자 멈칫 거리더니 
인도를 벗어나서 차도로 멀리 우회해서 간다.
갑자기 다른 볼일이 생각나서 
길을 바꾼 줄 알았는데
나와 교차하는 구간을 지나자 
다시 인도로 올라와서 걸어가는 것이 아닌가..
얼른 내 옷차림을 살펴보니
그다지 불량해 보이지도 않았는데
여자아이는 늘 그래 왔듯이
자연스럽게 낯선 행인을 멀리 우회해서
다시 길을 가고 있었다.
기분이 묘해진다.
그냥 막연히 서글퍼진다.
한낮에도 저렇게 사람들을 경계하고 다녀야하는
아이들이 가여워진다.
최근에 발생하는 여러가지 사건들중에
어린아이들과 관련된 사건들이 떠올랐다.
사람이 많고 살기가 힘들다 보니
별의별 인간들이 다 생긴다.
일종의 정신병 환자들을 수도 있겠지..
아니면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양심이 이상한 방향으로
형성되어 가는 과정의 결과들일 수 도 있을 것이고...
그 파렴치한 흉악범들 중에는 
지능이 뛰어난 자들도 많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 자신의 잘못을 
어쩔 수 없는 사회구조나 자신의 불우한 성장 배경등을 핑계대며
나름 자기 합리화나 일말의 법의 관용을 기대하기도 한다.
괘씸하다 못해 치사한 자식들이다.
작년에 아르헨티나를 떠나오기 전날
식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집근처 극장에 가서 본 영화가 생각난다.
스파이더맨 3...
악인으로 나오는 모래인간이 
마지막에 스파이더맨에게 했던 말...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그래서 강도짓을 하다가
본의 아니게 사람을 죽이게 된 사연을
회계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말한다.
이 때 스파이더맨은 온화한 표정이지만
단호하게 이렇게 말한다.
그 것은 당신이 선택한 것이지 
어쩔수 없이 그리 된 것이 아니라고...
그리고 여러번의 기회가 있었는데도
당신은 계속해서 잘 못된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예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좁은문으로 들어가길 힘쓰라. 
들어가길 구하여도 못하는자가 많으리라..(누가복음 13장 24절)"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 가면서
힘든 일도 닥치고 
때로는 좌절하기도 하지만
항상 선택권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
그 문이 들어 가기 힘들고 좁더라도 옳다는 판단이 들면 
힘들더라도 좁은 문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편하고 손쉽게 개인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넓은 문을 선택할 기회가 더 많겠지만 
옳지 않다는 판단이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느껴진다면 
넓은 문으로 가서는 안될 것이다.
정말 좋은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정작 옳고 그름의 가치관이 흔들린다면
성현들의 아무리 좋은 명언도,
강력한 사회 규범도 
존재의 의미를 상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를 피해 멀리 돌아간 
어린 여자아이 덕분에 
나 스스로를 한번 살펴본다.
외모뿐 아니라 
내가 선택한 이길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있지나 않나...
무심히 딛은 내 발자국에
혹시 밟히는 자는 없는지..
내가 옳다고 판단해서 선택한 이길이
과연 옳은 길인지...
이런거 다 생각하면서 살다보면 
머리 터지겠다. ㅠ.ㅠ
ㅋㅋㅋ 암튼...^^
컴퓨터의 기본 이론처럼
우리는 항상 0과 1,  
N 과 S 를 선택하면서
평생을 살아가야 하지만
선택이란 행동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이다.
바로 그런 능력을 키워주고 가꾸어 주는 것이 
부모들의 몫이고,
선생님의 역활이고 ,
어른들과 우리 사회의 의무일 것이다.
진짜루 오늘 머리 무지 아프다.
평소 보다 오버해서 
너무 깊이 생각했나 보다. ㅋㅋ
탁재훈이 불러서 히트도 못친 이노래...
그래두 따라 불러 보면 재밌다.
볼륨 높이고 다시 한번 따라 불러 볼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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