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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르헨티나는 ...

bernabe 2012. 3. 12. 17:15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여름은 길다.

12월 초 부터 시작된 초,중등학교의 방학을 신호탄으로

이듬해 2월까지 3개월이 정식 바캉스 기간이다.

 

3월 초에 학기가 시작 되었지만

다시 교사들의 전국적인 파업으로 국공립학교들은 개점 휴업상태...

직원들이 교대로 휴가 다녀 오는 사이 여름내내 회사를 지켰던 중소업체 사장님들이나,

1월초에 휴가를 일찍 다녀온 사람들은 요즈음 다시 휴가를 떠나기도 한다.

 

어쨌든 본격적인 휴가철이 끝나고 하나둘씩 현업에 복귀하지만

지금은 모든 중산층미만 가정에 돈이 없을 때다.

여름내내 돈을 박박 긁어 써버리고 지출을 줄일 수 밖에 없으며

또 아이들의 신학기가 시작되어 가정마다 그나마 가지고 있던 현금이 바닥을 보이기 쉽상이다.

한마디로 요즘 돈이 잘 돌지 않는 시기이다.

 

그런데 이런 계절적 요인 말고도

아르헨티나에는 뭔가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는 듯하다.

 

몇가지 공공요금을 강제로 붙들고 있어 소비자 물가지수가 견딜만하게 발표되지만

실제 아르헨티나 전역의 물가는 그야말로 살인적이다.

2000년대 이후 각종 공산품의 가격은

페소의 달러 대비 가치 하락율보다 상승폭이 훨씬 크고,

아르헨티나가 자랑하던 소고기등 식료품의 값도

지난 10년새 5~6배 이상 올라 있다.

대미 달러와의 환율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 페소만의 표면 상승률은 

해당 기간동안 20배가 넘게 오른 것 같다.

게다가 10년 주기의 경기파동이

급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전문가들 의견이 팽배하다.

 

얼마전에 파격적으로 오른 지하철 요금은

10년 전에 비해 페소화 가치로만 3배 올른 금액이지만

대미 달러의 환율 상승폭 (450퍼센트) 미만이니 오히려 떨어진 셈이다.

시내 버스 비용이나 기타 에너지 관련 공공요금등도 비슷한 현상이다.

 

살인적인 물가 상승률을 보이는 듯 하면서도

국가의 보조를 받고 있는 분야는 이렇듯 상당기간 체감 물가 상승률을 믿돌고 있으니

뭔가 수상한 구석이 보인다.

 

그동안 경기가 크게 좋아져서 세수가 충분히 늘었다고 보는 전문가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재정에 큰 구멍을 내가면서 공공요금을 억지로 붙들고 막아 보자 하는게 무엇일까?

어느 국가나 정책적으로 공공서비스 요금등의 상승률을 억제하며

각종 지표들에 영향을 주어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수치들을 발표하려 노력하지만

지금 아르헨티나는 좀 심하다,

 

인건비의 상승율이 물가 상승률에 훨씬 못 미친다.

그래서 대중들의 기초적인 삶을 지켜주려 국가가 총대를 맨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보기에는 재원확보 차원에서 석연치 않은 점이 너무 많다.

 

앞으로 더 커다랗게 구멍날 재정을 어디서 메꿀 것인가?

그냥 평범하게 국민들의 혈세로 만 메꾸려 한다면 악순환은

더 오랫 동안, 훨씬 더 깊어만 갈 것이다.

아무래도 표면적으로 세수증대라는 타이틀을 내놓고

세부안은 뭔가 특이사항이 있을 것 같다.

 

그것이 무엇일까?

혹시 강도짓을 해서라도 재원을 확보한다면

주 대상이 어떤 부류들이 될까 궁금하다.

최상류층을 제외한 중산층이나

중산층보다 조금 더 갖고 있다고 보여지는

일반 상류층들이 대상이 될 공산이 크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 어느 사회에서나

중산층이나 중산층을 막 벗어난 부류들은 

상위 1퍼센트 상류층이 되려고 왕성한 경제활동을 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모든 것이 노출되어 있어

그들로 부터 뭔가 얻거나 뺏으려 하면 목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움직이는 물고기가 더 큰 물고기의 먹이감이 되는 법이니까.

 

어느 덧 중견기업인들로 아르헨티나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한인들의 위치도 중상류층에 근접한 것 같아 더욱 걱정이 된다. 

바짝 긴장하며 혹시라도 정부의 레이다가 우릴 향한다고 느껴진다면

즉시 피할 수 있는 엄폐물을 미리 찾아 보아야겠다.

 

또한 당분간 한국에서 아르헨티나로의 이민이나 투자는 

이러한 환경을 충분히 이해하고 심사숙고한 후

결정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