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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르헨티나에서 칠순 잔치...

bernabe 2006. 7. 3. 14:10

우리 동네 칠순 잔치

 

7 1일 토요일..

우리가 사는 동네에 칠순 잔치가 있었다.

 



 

칠순을 맞는 그 분과 친분이 있던 친구 분들은 물론

우리 동네 사람들 모두 초대해서 아주 성대한 잔치를 벌였다.

 

아마도 2000 여명 이상의 하객이 다녀 갔으리라 짐작된다.

 

동네 사람들과 같이 따뜻한 밥과 미역국과

맛난 전과 지짐 요리들,

그리고 잡채와 생선구이. 울긋불긋한 여러 모양의 떡들

그 밖의 여러 가지 잔치 음식과 술 등을

함께 나누며 토요일 밤 늦도록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우리 동네에서 노래 좀 한다고 소문난 사람들은 모두

초청가수로 나와 흥을 돋구었고,

가족들과 이웃들이 함께 어우러져

춤과 노래와 먹거리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가족회의에 의해 결정된 축의금 사절은

아예 잔치가 있기 전에 널리 공지된 사항 이었고

그저 기쁨을 나누기 위한 잔치였다.

 

멀리 바닷가 마을에 사는 사람도 축하하기 위해 왔고

자녀들을 다른 곳으로 출가 시키고 노년을 쓸쓸히 보내고 있는

분들도 모두 참석해서 같이 즐거움을 나눴다.

 

요즘 사람들 살기기 많이 좋아져서

찾아올 거지는 없었지만

그 어른의 후한 인심은 동네 거지들이 찾아와도

같이 음식을 나누어 주고도 남았으리라..

 

지금 이 이야기는 오래된 한국의 어느 읍내의 칠순 잔치 풍경이 아니다.

 

지난 토요일 아르헨티나의 한인 촌의 어느 식당에서 있었던

칠순 잔치 모습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릴 적 고향에서 있었던 잔치 풍경을 떠올리며

잠시 향수에 젖을 수 있었던 시간들 이었다.

 



 

광에서 인심 나온다는 옛말처럼

비교적 아르헨티나에서 기반을 잡은 집안의 잔치라

축의금도 안 받고 많은 분들을 초대해서 대접할 생각을 하였겠지만

무엇보다 그 댁 어르신을 비롯한 모든 가족들의 후덕한 성품이 아니면

가능치 못한 일 들 이었을 것이다.

평소에도 각종 교민 들 모임이나 행사에

찬조를 아끼지 않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나이 칠순에 자자제 의원에라도 출마하시려는 것 일까? ㅋㅋ

 

우리 동네 사람들을 그 분을 회장님 또는 고문님이라고 호칭을 한다.

난 왠지 그 분을 그리 부르면 실례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잘 호칭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호칭해야 할 자리에서는 그냥 어르신이라 한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아마도 아르헨티나 교민사회에 각종 모임의 수 많은 회장님들과

무엇인가 차별을 두어야 할 것 같은

마음에서 일 것이다.

 

주위를 돌보고 나눌 줄 아는 그 분의 마음에 고개 숙인다.

소탈하고 여유 있는 그분의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문득, 부와 명예를 누릴 자격 조건이 있다면

바로 그 분 같은 성품도

그 조건 중에 가장 필요 조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만 보고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아르헨티나의 모든 교민들의 귀감이 될

석림 한석 어르신

 

어르신... 

 

부디 만수 무강 하세요 ^^   알라뷰~~

 



출처 : 내사랑 아르헨티나
글쓴이 : 바람처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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